지난 3일 미국이 이란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제거한 사건 이후 중동 정세가 불안한데요.
미국이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적국의 수뇌부를 없앨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건이라, 우회적으로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었죠.
때문에, 위협을 느낀 김정은 위원장이 당분간 공개 행보를 자제할 거란 전망도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 행보에 나섰습니다.
북한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평안남도 순천시의 비료공장 건설현장을 찾았다고 오늘 보도했는데요.
정확한 방문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보통 일정 하루 정도 뒤에 보도하는 관행에 비춰보면, 어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 군부 실세의 제거 소식을 접한 뒤 사흘 만에 웃는 얼굴로 공개 행보에 나선 셈인데, 김 위원장은 '아무리 정세가 엄혹해도 우리의 이상은 실현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말에 열린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현재의 제재 국면을 자력으로 정면돌파하겠다며 장기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새해 첫 공식활동 장소로 비료공장을 찾은 건 이런 방침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비료공장은 여러 정치적 함의가 있는 거예요. 첫째, 생산량 증식으로 인해 농업 차원에도 관계가 있는 것이고 다른 한편은 비료공장은 화학 공업이에요. 그러니까 북한의 공업 생산에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고. 마지막으로 이런 것을 독려하면서 결국 농업이든 공업이든 북한 주민생활과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첫 번째 경제 행보를 비료공장으로 선택했다고 봐요.]
그런데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는 과거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례와 비교하면 좀 대조적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던 2001년에 25일, 또 미국이 이라크 공격에 나섰던 2003년에는 50일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바 있는데요.
(버튼)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엔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도 있고, 또 현재 상황이 공개 행보를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지금 당장 북한이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겨냥해서 '참수작전'...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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